피자헛

피자~헛


정신을 차리고 보니 집에 쌓여있던 피자헛 쿠폰 11장.
(물론 다 내가 먹은 것은 아니다.)
피자헛에게 미안하지만(?) 쿠폰을 사용해서 간식을 때우기로 결정했다.

쿠폰에 적혀있는 전화번호를 확인한 전화기를 손에 들었다.
1.5.8.8.5.5.8.8.
차례대로 꾹꾹 눌러주고 "띠리리~" 하는 통화연결음을 기다리려고 하는 찰나,
신호음이 채 들리기도 전에 내 귀에 도달한 것은-
(앞은 못 들음) ~입니다. 배달을 원하시는 주소가 우리은하 태양계 B-612 소행성이 맞으신지요?

뭐라고?!?!
번째로 놀라웠던 것은 그 엄청난 반응 속도였다.
신호음도 울리기 전에 벌써 반응을 하다니!
그래도 요즘 통화연결음으로 기관에서 준비한 로고송이나 녹음 자료를 틀어주는 일도 있는지라 그 자체는 사실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하지만 정말로 나를 놀라게 만든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ARS가 아닌 사람 목소리에 가까웠다는 것이다.

분명 귀여운 목소리기는 했지만(?!) 약간 쉰듯한 목소리라 도저히 ARS라고 생각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내가 확신하게 해준 그 뒤의 대화.
"(생략)…맞으시죠?"
"…네."
"네 그럼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정확하진 않다.)

100% 사람이다. 로봇으로는 불가능한 반응이다.

직접 사람이 대기시간도 거의 없이 받을 수 있다니…
기다리고 있었다라는 인상을 받기에 충분했고, 진짜 사람 목소리라 더욱 기뻤다.
성질 급한 한국사람을 감동시키기에는 충분하지 않을까.


두번째는 바로 따라온 주소였다.
처음에는 갑자기 바로 흘러나와서 당황했지만 주소가 끝나갈 즈음해서는 매우 기분이 좋아졌다.
체계적으로 고객을 관리하는 맞춤형 서비스라는 건가?
(사실 부분은 개인정보 수집 면에서 볼 때 긍정적으로만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전 편의성 면에 손을 들어주고 싶군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피자헛은 신뢰하고 있으니까요.)

언제나 배달을 시키게 되면 가장 귀찮은 것이 주소를 불러주는 일이다.
"지난 번에도 전화 했는데 그냥 전화하면 바로 주소를 알면 안 되나?"하고 생각했던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런데 정말로 이루어질 줄이야.

하지만 여기서는 문제가 좀 보인다.
인사말이 너무 빨리 나와서 당황한 상태인데 바로 주소까지 나오니까 더욱 당황스럽다.
이것은 인사에도 해당되는 부분인데 좀 더 공백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적당한 공백은 상대에게 여유를 주고 감정을 정리할 시간을 주기 마련이다.
고객이 편하기보다 당황스럽게 느낀다면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무엇보다 클라이막스였던 일은 주문이 다 끝난 뒤에 일어났다.
실수로 끊지 않은 것인지 아니면 고객이 기분 나쁘게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해서 고객이 끊기까지 기다리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쨋든 원래 끊어야 타이밍이 지난 후였다.

1초 정도의 정적이 흐른 후,
"…콜록콜록, 콜록,…

그렇게 상담원이 한참을 기침을 해대는 것이었다.
그냥 듣고 있었고 이제야 알아차린 듯 전화는 끊어졌다.

끊어지자마자 왠지 모르게 상황이 웃겨 한참을 웃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잠시 지나서 생각해보고 깨달았다. 엄청 대단한 것이었다.
주문하는 동안 내가 메뉴를 줄줄 읊었던 일은 거의 없었다.
계속 내가 질문을 해대고, 삼당원은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시간 같은 건 없었다는 소리다.

결코 짧지 않았던 주문 시간 내내 기침을 참고 있었다.
처음에는 원래 목소리가 그런가 생각도 했지만 분명 목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느낄 정도로 쉬어있는 상태였다.(듣기에 거부감이 느껴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피자헛. 역시 서비스는 아무나 할 없다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역시 서비스업은 초인들의 세계인가…

PS. 배달된 레귤러 사이즈 피자는 너무 작았다. 내게 패밀리 사이즈를 보내줘~
자세한 내용은 본 블로그의 글을 참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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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아무래도 이름처럼 분점을 운영할 생각입니다.
그렇게 포스트가 자주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노력은 하겠지만요:)

아직 스킨위자드가 지원이 안 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토로하며,
이만 마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텍스트큐브닷컴!